이중섭 고독한 예술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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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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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섭의 작품에서는 대담하고 힘찬 터치, 역동적이고 단순한 형태, 선명하고 화려한 색이 두드러진다. 그리고 작품 속에 들어 있는 고향과 가족에 대한 애틋한 정감, 그리고 전통적인 감수성 등은 그것을 보는 사람들의 마음에 아로새겨져, 오랜 시간이 흘러도 내내 잊히지 않는 인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 책은 평전의 틀을 유지하는 한편, 소설의 기법을 활용함으로써 우리에게 이중섭의 삶을 친숙하게 드러내고 있다. 이 작업을 위해 저자는 최근에 새롭게 이중섭에 대해 연구된 결과들을 검토하고 섭렵한 것은 물론, 관련 사진과 그림을 풍부하게 수록함으로써 그 바탕 위에서 우리가 이중섭의 삶에 친근하게 접근할 수 있는 상상력의 통로를 만들어냈다.
☞ 이중섭 50주기를 맞아 출간한 이 책의 일부 내용은 제7차 교육과정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 〈화가 이중섭〉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작가정보
목차
- 프롤로그
소에 미친 소년
동방의 루오
부산 피난민 수용소와 서귀포
고독 속에서 불타오른 예술혼
마지막 날들
작가의 말
연보
책 속으로
“이거 봐! 이거 봐!”
이중섭은 바로 곁에 누가 있기라도 한 것처럼 말했지만, 병실에는 그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이거야! 바로 이거야!”
다시 이중섭은 노란 달을 쳐다보며 들뜬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때 그가 노란 달을 통해 보고 있었던 것은 황소의 눈이었다. 환상이었지만, 그는 둥그스름한 달의 이미지에서 황소의 큰 눈을 떠올렸던 것이다. 황소의 눈은 점점 이중섭에게로 다가왔다. 그 눈의 허상은 그의 온몸을 덮칠 듯이 큰 그림자로 확대되었다.
“내가 찾던 것이 바로 이거라고!”
이중섭은 황소의 눈 속으로 빨려들면서, 거기에서 비로소 한 소년을 찾아냈다. 황소를 열심히 스케치북에 데생 하고 있는 그 소년은 바로 어린 시절 그의 모습이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출판사 서평
이중섭 50주기에 다시 이중섭을 읽는다
1916년 4월 10일 평안남도 평원군에서 태어나, 1956년 9월 6일 서울 적십자병원에서 세상을 떠난 이중섭. 만으로 40세의 삶을 살았고, 올해 9월 6일로서 50주기를 맞는다. 길지 않았던 그의 생애는 우리 근대사의 고통의 시기와 맞물린다. 그러나 그는 치열한 예술혼으로 시대의 고난과 개인의 상처를 극복하고, ‘한국 근대미술의 선구자’로 우뚝 서게 된다. 그의 작품에는 힘차고 대담한 터치와 역동적이고 단순화된 형태, 선명한 원색이 두드러진다. 또한 그의 그림에 담긴 전통적인 감수성과 고향과 가족에 대한 애틋한 정감은 그것을 보는 사람들의 가슴속에 아로새겨져, 시간이 흘러도 내내 잊혀지지 않는 깊은 인상을 만들어낸다. 이중섭 50주기에 때맞추어 펴내는 〈이중섭, 고독한 예술혼〉의 일부 내용은 제7차 교육과정 중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화가 이중섭’이라는 제목으로 실려 있다.
이중섭의 삶과 예술
〈달과 까마귀〉이중섭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화가로 손꼽는 화가이다. 하지만 예술가로서 그가 거둔 성과는 극한의 절망과 고독 속에서 이룩된 것이었다. 그의 삶의 출발점은 순탄했다. 다섯 살 때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지만, 부농 집안에서 태어났기에 그는 별다른 경제적 어려움을 모르고 학업을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일제 식민지의 현실은 역으로 청년기의 이중섭에게 우리의 전통과 문화에 대한 뜨거운 자각과 애정을 일깨웠다. 특히 오산학교 시절에 받았던 민족주의 성향의 교육은 이후 그가 펼쳐나갈 예술세계의 확고한 의식적 기반이 되었다. 그 무렵에 벌써 이중섭은 한글의 자모를 가지고 구성한 그림을 그리기도 했으며, 평생 동안 자신의 작품에다 한글로만 서명했다.
1935년에 일본에 유학한 이중섭은 학풍이 자유로운 예술 전문과정 분카가쿠잉에 입학하여 본격적인 그림 공부를 했다. 이후 그는 여러 전시전에 작품들을 출품하여 입선하면서 평단으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 시기에 있었던 무엇보다도 중요한 사건은 야마모토 마사코라는 여인을 만난 일이다. 뒷날 이름을 이남덕으로 바꾼 이 여인은 태평양전쟁이 한창일 때 위험을 무릅쓰고 원산으로 건너와 이중섭의 부인이 되었다.
해방을 맞으면서 오히려 이중섭의 삶은 신산해진다. 이듬해에 첫아들을 얻었으나 곧 죽고, 이중섭은 아이의 관에 복숭아와 어린이를 그린 그림 몇 점을 넣어주었다. 한국전쟁 발발 직전에 형 이중석이 행방불명되고, 이중섭은 그해 12월 6일 가족과 함께 월남하여 부산으로 내려왔다. 춥고 배고팠던 그의 피난지 생활에서 제주도 서귀포에서 보낸 반년 남짓한 생활은 잠시 끼어든 행복의 막간극 같은 것이었다. 이 시기에 그는 아이들과 바닷가에 나가서 게를 잡기도 하고, 아이들이 뛰노는 모습이나 서귀포의 풍경 등을 그림에 담아냈다. 그러나 아내와 두 아들은 일본으로 떠나게 되고, 이후 이중섭은 부산, 대구, 통영, 진주 등을 떠돌다가 서울로 올라오게 되었다.
삶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듯, 그의 마지막 날들은 무서울 정도로 집요한 창작에 대한 열정과 처절한 고통 사이에서 빚어진 대결의 장 같은 것이었다. 헤어진 가족에 대한 견디기 힘든 그리움, 끝없는 절망과 체념, 병으로 무너져 내리는 육체…, 하지만 이 모든 간난 속에서도 그의 예술은 마지막 정점을 향하여 가파르게 올라갔다. 〈달과 까마귀〉, 〈흰 소〉, 〈길 떠나는 가족〉 등의 그림들은 이 시기에 생산된 걸작들이다. 이중섭은 극도의 영양실조와 급성간염으로 고통 받다가 쓸쓸히 세상을 떠났다.
소설의 기법을 활용한 평전
〈이중섭, 고독한 예술혼〉은 병실에서 이중섭이 눈을 감기 직전의 장면을 프롤로그로 배치했다. 아무도 보는 이 없는데, 이중섭이 열에 들떠 중얼거리고 있다. 창밖의 까만 하늘에 노란 달을 보며 혼잣말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거야! 바로 이거야!” 그가 노란 달을 통해 보고 있는 것은 바로 평생 동안 그려오던 황소의 커다란 눈이었다. 이중섭은 황소의 눈 속으로 빨려들면서, 거기에서 한 소년을 찾아낸다. 그건 바로 열심히 황소를 데생 하고 있는 어린 시절 자신의 모습이다.
다분히 소설적인 구성이다. 작가 엄광용은 이 책에서 평전의 틀을 유지하면서 소설의 기법을 충분히 활용했다. 이를 위해 작가는 최근에 새롭게 연구된 결과들을 꼼꼼하게 검토하고 섭렵했으며, 그 바탕 위에서 독자들에게 접근할 수 있는 상상력의 통로를 만들었다. 흔히 역사를 일컬어 ‘새로 쓰는 현대사’라고 하듯, 인물 평전 또한 시대 속에서 ‘새롭게 쓰는 인물 이야기’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중섭의 삶을 좀 더 알고 싶고, 그의 그림들을 더욱 뜨겁게 사랑하고픈 새로운 독자들을 위해서 말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76503138 | ||
---|---|---|---|
발행(출시)일자 | 2006년 09월 06일 | ||
쪽수 | 213쪽 | ||
크기 |
153 * 210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이삭문고
|
||
이 책의 개정정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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