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 국제 위상 추락… 국제사법재판소 피고석에

입력
2019.12.11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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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왼쪽) 미얀마 국가고문이 10일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열린 ‘미얀마 정부의 로힝야족(族) 종족 말살(genocide)’ 혐의에 관한 공판에 출석해 피고석에 서 있다. 연합뉴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아웅산 수치(왼쪽) 미얀마 국가고문이 10일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열린 ‘미얀마 정부의 로힝야족(族) 종족 말살(genocide)’ 혐의에 관한 공판에 출석해 피고석에 서 있다. 연합뉴스

미얀마의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11일(현지시간) 네덜란드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시작한 ‘로힝야 집단학살’재판에서 미얀마의 학살 혐의를 부인했다.

로이터 통신과 AFP 통신에 따르면 수치 고문은 재판에서 미얀마군이 2017년 로힝야 반군의 공격에 대응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얀마군이 국제인도법을 무시한 채 부적절한 힘을 사용한 일부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면서 “전투요원과 민간인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않은 것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치 고문은 “인종학살 의도가 있었다는 것을 가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수치 고문이 피고석에 앉은 것은 아프리카의 무슬림 국가인 감비아가 이슬람협력기구(OIC)를 대표해 지난달 미얀마를 집단학살 혐의로 ICJ에 제소한 데 따른 것이다. 수치 고문은 미얀마 정부의 대표 대리인으로 변호인단을 이끌고 전날부터 시작된 공판에 나왔다.

수치 고문은 15년간이나 가택 연금을 당하면서도 굴하지 않고 미얀마 군부에 맞서 민주화 투쟁을 벌인 점을 인정받아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하지만 수치 고문은 약 2년 전 수천 명이 사망하고 70여만명이 방글라데시로 피난한 로힝야족 사태에 대해 방관하고 침묵했다는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아왔다. 결국 국제사회의 비판이 확산하면서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가 양심대사상을 철회하는 등 여러 국가 및 단체가 인권 관련 수상이나 명예시민증 수여 등을 없던 일로 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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