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현종 “내 이름 기억하라”

2021.02.26 21:53 입력 2021.02.26 21:54 수정 이용균 기자

텍사스 캠프서 첫 ‘불펜 피칭’

텍사스 양현종이 26일 화상 기자회견에서 ‘양현종’의 정확한 발음에 대한 질문을 받자 환하게 웃고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 화상 기자회견 캡처

훈련 후 현지 언론과 화상인터뷰
“추신수, 빅리그 올라갈 거라 격려”

양현종(33·텍사스)이 25일 ‘공식 인사’를 했다. 텍사스에서 7년을 뛴 추신수가 한국으로 돌아온 몇 시간 뒤 양현종은 현지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에 나섰다.

양현종은 정확한 발음을 묻는 텍사스 경기 중계진의 질문에 “제 이름은 양, 현, 종 입니다”라고 또박또박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양현종은 이날 텍사스 스프링캠프 합류 뒤 첫 불펜 피칭을 했다. 당초 라이브 피칭을 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단 타자 없이 포수를 향해 공을 던졌다. 양현종은 “밸런스가 아직 완벽하지는 않은데, 32개를 던지는 동안 여러 변화구를 섞으면서 스트라이크를 던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KIA에서 훈련하며 이미 불펜 피칭 50개를 소화할 수 있는 몸을 만들었기 때문에 투구 수에는 문제가 없다.

텍사스에서 7시즌을 뛴 추신수에 대한 질문이 초반부터 쏟아졌다. 양현종은 여러 팀 중에서 텍사스를 선택한 이유로 “오랫동안 저를 지켜봐왔다는 점, 추신수 선배가 계셔서 한국 선수에 대한 인식이 좋을 것 같다는 두 가지가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추신수의 조언도 있었다.

빅리거 도전 양현종, 스프링캠프 합류 사흘째 첫 불펜투구. 연합뉴스

양현종은 “(텍사스와)계약하고 나서 (류)현진이 형한테 연락처 받아서 문자 보냈다. (추)신수형이 (빅리그) 도전에 대해 칭찬과 격려 많이 해 주셨다. 반드시 (빅리그에) 올라갈 수 있을 거라고 얘기해 주셨다”고 말했다.

꿈을 향한 도전은 설렘과 긴장이 함께한다. 양현종은 “텍사스 유니폼 입었을 때 신기하기도 했고, 꿈을 이루는 첫 발걸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유니폼 입고 사진 아주 많이 찍었다. 와이프한테도, 후배들한테도 보냈다. 더 큰 무대에 꼭 올라가겠다는 각오도 다졌다”고 말했다. 긴장감도 존재한다. 양현종은 “한국에서는 몸을 늦게 만드는 편이었는데, 지금은 경쟁하는 위치다.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몸도 일찍 만들었다”며 “윌리엄스 감독님(KIA)도 경쟁이 심한 곳이라고 하셨다. 보직은 상관없다. 한국에서는 선발이었지만 신인선수라는 생각으로 비행기를 탔다. 목표는 빅리그에서 던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 막판 현지 중계진이 이름의 정확한 발음을 물었다. 양현종은 “제 이름은 양, 현, 종입니다. ‘양’ 발음이 어려운지 동료들은 ‘얭’이라고 하는데, 상관없다”며 환하게 웃었다. 디애슬레틱의 레비 위버는 트위터에 “ ‘양’ 발음이 어렵다. 핸스(Hans)와 뱃(bat) 중간쯤으로 들린다”고 적었다. 박찬호도, 류현진도 처음엔 그랬다. 빅리그에 올라 멋진 활약을 펼친다면 중계진도 정확한 ‘양’ 발음을 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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