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최초로 말라리아 백신을 승인했다. 외신들은 한 해 40만명 이상의 목숨을 앗아가는 말라리아 정복을 위한 역사적 첫발을 뗀 것이라고 평가했다.
WHO는 6일(현지시간)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등 말라리아 전염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아동에게 모스퀴릭스(RTS,S/AS01) 백신을 널리 사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밝혔다. 모스퀴릭스는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연구진이 1987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말라리아 백신이다.
이날 WHO 권고는 2019년부터 가나, 케냐, 말라위 등 3개국에서 어린이 80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규모 시범사업의 결과를 토대로 이뤄졌다. WHO는 이 백신이 중증 말라리아와 말라리아로 인한 입원을 두드러지게 줄여준다고 설명했다. 지난 8월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백신과 말라리아 예방약을 동시에 사용했을 때 입원이나 사망률이 70% 감소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말라리아 연구자로 커리어를 시작했던 나는 이 오래되고 악랄한 질병에 효과적인 백신을 가질 날을 고대해왔다”며 “오늘은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말라리아 방역을 위한 기존의 도구들과 함께 이 백신을 사용하면 매년 수만명의 어린 생명을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말라리아는 세계적으로 한 해 40만명이 넘는 목숨을 앗아가는 질병이다. 2019년에만 2억2900만건의 감염 사례가 있었고, 40만900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감염과 사망자의 94%가 아프리카에서 발생했고 나이지리아와 민주콩고, 탄자니아, 부르키나파소, 모잠비크, 니제르 등 6개 나라의 말라리아 사망자가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WHO는 말라리아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에서 소아병과 사망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으며 아프리카에서 매년 26만명 이상의 5세 미만 어린이가 말라리아로 사망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