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려해상 국립공원 소속인 전남 홍도 12m 수심에서 푸른바다거북이 헤엄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세계적인 멸종위기종 푸른바다거북이 한려해상국립공원 내에서 포착됐다. 푸른바다거북은 열대나 아열대 해양에서 주로 서식하는데, 기후 변화로 한반도 주변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면서 남해에 위치한 국립공원까지 올라온 것으로 보인다.

국립공원공단은 지난달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 전남 신안군 홍도 부근 수심 12m에서 헤엄치는 푸른바다거북의 모습을 8일 공개했다. 인근에서 해상생태권역조사를 하던 연구원이 발견하고 뒤를 따라가며 촬영한 것이다. 영상에는 푸른바다거북 한 마리가 바닷속 암초와 물고기떼 사이를 유유히 헤엄치는 모습이 담겼다.

한려해상 국립공원 홍도 12m 수심에서 푸른바다거북 발견. /국립공원공단

푸른바다거북은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올라있고 사이테스(CITES·멸종 위기에 처한 동식물 교역에 관한 국제협약) 부속서Ⅰ에도 해당돼 보호를 받는 멸종 우려종이다.

열대나 아열대 지역에 사는 푸른바다거북은 바닷물 온도가 상승하는 봄, 여름철에 제주도에서 종종 볼 수 있다. 남해 바다에도 간혹 나타나지만 한려해상국립공원 관리 권역 안에서는 최초라고 한다. 국립공원 연구진은 “그동안 부상을 입거나 좌초된 개체가 간혹 발견된 적은 있으나 국립공원 내에서 생기있게 헤엄치고 먹이 활동을 하는 푸른바다거북의 활동 모습을 포착한 건 처음”이라고 했다.

푸른바다거북의 성체는 길이 최대 2m, 몸무게 200㎏까지 자라며, 해초를 먹는 초식성으로 알려져 있다. 수온이 오르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에서 일본을 거쳐 우리나라 가까이 올라왔다가, 수온이 내려가면 다시 동남아 쪽으로 이동한다.

연구진은 기후변화로 인한 온난화로 푸른바다거북이 우리나라에서 더 자주 발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송형근 국립공원이사장은 “앞으로 국립공원 내 바다거북류가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개체군의 분포 현황 파악 및 보전을 위해 지속적인 조사와 연구를 수행하겠다”고 했다.

한려해상 국립공원 소속인 전남 홍도 12m 수심에서 푸른바다거북이 헤엄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
한려해상 국립공원 소속인 전남 홍도 12m 수심에서 푸른바다거북이 헤엄치고 있다. /국립공원공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