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5만전자'로…외국인 보유율 6년만에 50% 하회(종합3보)

5만전자, 1년 7개월여만…목표가·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공포에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가 17일 '5만전자'로 추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81% 내린 5만9천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가 6만원 아래에서 마감한 것은 2020년 11월 4일(5만8천500원) 이후 1년 7개월여만에 처음이다.

장 초반 2.46% 떨어져 5만9천4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외국인이 4천360억원을 순매도하며 주가를 끌어내렸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3천861억원, 362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최근 삼성전자 '팔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한 주간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 금액은 9천812억원에 이른다.

외국인은 연초 이후 삼성전자를 8조83억원어치 팔아치웠다.

이에 외국인의 삼성전자 지분 보유율은 6년 만에 50%를 밑돌았다. 이날 기준 외국인의 삼성전자 보유율은 49.97%로 낮아졌다.

외국인 보유율이 50% 미만으로 떨어진 것은 2016년 4월 28일(49.59%) 이후 6년 만에 처음이다.
삼성전자 주가는 최근 경기 둔화 우려와 반도체 업황 불확실성, 미국의 물가 폭등으로 인한 긴축 우려에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7일부터 7거래일 연속 하락한 삼성전자는 지난 10일부터 15일까지 나흘 연속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 15일에는 6만200원까지 밀리기도 했다.

다만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자이언트 스텝)에도 글로벌 증시가 '안도 랠리'를 펼치자 전날 국내 증시에서 삼성전자는 8거래일 만에 반등하며 '6만전자' 붕괴를 피하는 듯했다.

그러나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 공포가 되살아나면서 투자 심리는 재차 얼어붙은 모습이다.

간밤 뉴욕증시에서도 주요 지수가 '안도 랠리'를 하루 만에 마치고 2∼4%대 급락했다.

특히 AMD(-8.12%), 퀄컴(-7.79%), 마이크론(-6.95%), 엔비디아(-5.60%) 등 반도체 대형주들이 큰 폭으로 하락하며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6.23% 떨어졌다.

한 주간(13∼17일) 삼성전자 주가는 6.27% 떨어졌다.

이 기간 시가총액은 380조8천721억원(10일 종가 기준)에서 355조7천990억원으로 25조원가량 증발했다.

경기 침체 우려에 증권사들도 잇따라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며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이날 유진투자증권은 거시 요인을 반영해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목표주가도 종전 8만8천원에서 7만9천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승우 리서치센터장은 "점점 높아지는 금리는 결국 누적돼 올해 후반기부터 세계 경제에 더욱 부담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금까지는 수요 둔화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업들의 투자 계획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올해와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종전 대비 각각 4%, 18% 하향한 58조3천억원, 40조8천억원으로 제시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정보기술(IT) 수요 둔화를 반영해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60조1천억원)를 종전보다 3.1% 하향 조정하고 목표가를 8만7천원에서 8만3천원으로 내렸다.

김장열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소비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축소되면 일시적으로 큰 폭의 주가 하락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며 "삼성전자는 올해 예상 주가순자산비율(PBR) 1.07배를 적용한 5만3천원까지 추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실제 주가 바닥은 이 가격대보다 높은 수준에서 형성될 것"이라며 "PBR 1.15∼1.25배인 5만7천원∼6만1천600원에서 실제 바닥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1.03% 밀린 9만6천40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 작년 10월 21일(9만6천300원) 이후 8개월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3일에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0만원선을 밑돈 뒤 이날까지 닷새 연속 9만원대에서 마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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