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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 김현길 “그리기 위해 여행을 떠나요”

『혼자, 천천히, 북유럽』 저자 리모 김현길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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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그리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도 해요. 그리는 즐거움이 오히려 여행의 목적이 되어버린 것이죠. 멀리 떠나기 싫은 날은 펜과 붓과 물감을 챙겨 특별할 것 없는 근처의 조용한 동네로 스며듭니다. (2020.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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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에메랄드빛 피오르와 눈 앞에 펼쳐지는 설원, 아스가르드를 연상시키는 절벽, 장엄한 궁전과 성당 등 ‘북유럽’ 하면 떠올리는 모든 풍경을 한 권의 책에 그려낸 이가 있다. 바로 『혼자, 천천히, 북유럽』 의 저자 리모 김현길이다.

 

리모 김현길 저자는 역사가 숨 쉬는 유적지, 현지인들이 가는 음식점과 카페, 사람 냄새 나는 시장을 천천히 걷다 마음이 가는 장면들을 그 자리에 멈춰서 그려냈다. 『혼자, 천천히, 북유럽』 은 213점의 손 그림과 함께 여행 팁과 드로잉 여행에 필요한 준비물도 수록하여 독자들의 드로잉 여행을 돕는다. 만약 드로잉 여행이 생소하다면 지금부터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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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천천히, 북유럽』 의 출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어떤 책인지 작가님께서 직접 소개해주신다면요?


『혼자, 천천히, 북유럽』 은 북유럽을 여행하며 기록한 단상과 그곳의 풍경을 담은 그림을 엮어 펴낸 ‘여행드로잉 에세이’입니다. 한 달이라는 시간 동안 홀로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4개국을 여행하며 그곳의 풍경을 그림으로 남겼어요.


그림 여행은 필연적으로 대상에 대한 깊은 관찰을 하게 됩니다. 북유럽의 풍경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동안 그곳만의 눈부신 자연과 아름다운 문화를 누구보다 더 깊고 느리게 바라볼 수 있었어요. 조금은 외롭지만 행복했던 한 달간의 추억이 책 속에 오롯이 담겼습니다. 저의 이야기가 북유럽이 생소했던 이들을 위한 따뜻하고 친근한 지침서가 되었으면 해요.

 

대기업을 다니다 여행 드로잉 작가가 되셨어요. 그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많은 연봉을 보장하는 회사였지만, 그 삶이 만족스럽지 못했어요. ‘지속적인 성장을 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물론 직장 생활을 하며 얻은 유의미한 경험도 많았지만, 그것이 제가 바라던 행복의 방향과 꼭 맞지는 않았어요. 더 많은 세상을 보고 싶었고, 그것을 제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표현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틈틈이 여행했고, 꾸준히 그림을 그렸습니다. 어느 순간 이것을 전문적으로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목표가 뚜렷해지니 하루가 더욱 바빠졌습니다. 야근이 잦은 삶이었지만 퇴근 후 매일 그림 연습을 했어요. 그렇게 2년의 시간이 흐르자 조금씩 저의 스타일이 만들어졌습니다.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형태의 드로잉 에세이를 쓰게 된 것이죠. 흐릿했던 저의 꿈이 조금씩 선명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데뷔작이었던 저의 첫 책은 이런 과정을 거쳐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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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의 성함 앞에는 ‘리모’라는 필명이 붙어요. ‘리모’는 무슨 뜻인가요?


퇴사를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 8일간의 티베트 여행이었어요. 그래서 제 필명도 티베트어로 짓고 싶었습니다. ‘리모’는 그곳의 말로 ‘예술’, ‘예술하는 사람’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단어예요. 흥미롭게도 티베트에서는 불교 승려가 화가의 역할을 함께했기 때문에 정확하게 ‘화가’를 지칭하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는답니다.

 

『혼자, 천천히, 북유럽』 을 읽으면서 작가님의 그림만큼이나 해박한 지식에 감탄했어요! 여행을 가기 전 그 나라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미리 공부하시는 편인가요?


여행 전에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큰 맥락 정도만 훑어봐요. 사전에 너무 깊이 공부하는 것은 제게 힘들고 지루한 일처럼 느껴졌어요. 대신 여행 중에 생긴 의문들은 짧은 문장이나 단어로 정리해두었다가 나중에 꼭 찾아보는 편입니다. 경험의 기초 위에 쌓인 지식은 쉽게 휘발되지 않고, 우리 안에 오래도록 선명하게 머문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이번 북유럽 드로잉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나요?


아무래도 왕복 9시간이 넘게 걸리는 힘든 등반 끝에 만난 노르웨이의 트롤퉁가가 가장 먼저 생각이 나네요. 수백 미터 절벽 위에 수평 방향으로 툭 튀어나온 바위 위에 서는 그 짜릿한 순간은 정말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여행의 마지막에 덴마크에서 만난 스카겐이라는 이름의 바닷가 마을도 자꾸 생각이 나네요. 드넓게 펼쳐진 하얀 모래톱 위에 부딪히던 하얀 파도와 마을 속에 숨겨진 아름다운 미술관을 언젠가 꼭 다시 만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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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의 트롤퉁가

 

 

여행작가로서 지금껏 많은 곳을 여행하셨을 것 같아요. 드로잉 여행지로 가장 추천하고 싶은 곳은 어디인가요?


아름다운 자연과 포근한 마을들이 있고, 한 시간의 비행으로 언제든 닿을 수 있는 곳. 친숙한 우리의 섬 제주도가 가장 추천할 만한 드로잉 여행지라고 생각해요. 여러분들의 스케치북 위에 남겨질 제주의 사계절도 무척 기대됩니다.

 

작가님에게 ‘드로잉’과 ‘여행’은 각각 어떤 의미인가요?


첫 책을 쓸 때까지만 해도 드로잉은 그저 여행을 기록하는 여러 방법 중 하나라고만 생각했어요. 사진을 대신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초기의 그림들은 여행의 경험에서 비롯된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결과물로 다듬어졌습니다.


요즘은 그리기 위해 여행을 떠나기도 해요. 그리는 즐거움이 오히려 여행의 목적이 되어버린 것이죠. 멀리 떠나기 싫은 날은 펜과 붓과 물감을 챙겨 특별할 것 없는 근처의 조용한 동네로 스며듭니다. 골목에서 한 장의 그림을 남기는 짧은 시간 동안 생각보다 많은 발견을 하게 되죠. 바닥에 드리워진 그림자가 어느 방향으로 기울어가는지 파란 기와지붕 끝의 풍경은 어떤 소리를 내며 흔들리는지 낮은 담장 위로 어떤 색깔의 고양이들이 오가는지 알게 됩니다. 평범하던 풍경이 관찰을 통해 매력적인 곳으로 바뀌는 신비로운 경험은 작은 기적과도 같았어요. 느리고 깊은 여행을 하며, 저는 더욱 여유롭고 행복해졌습니다. 제게 드로잉은 여행을 기록하는 수단에 머물러있지 않습니다. 더 행복한 여행을 위한 하나의 원칙이 되었습니다.

 

 

 

* 리모 김현길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연구원으로 재직하다 어느 날 여행과 일상을 그림으로 기록하는 여행 드로잉 작가가 되기로 결심했다. JTBC 16부작 드라마 <스케치>에서 극 중의 거친 그림들을 그렸으며, 여행 에세이 『시간을 멈추는 드로잉』 『드로잉제주』와 컬러링북 『제주 여행 드로잉 컬러링북』을 펴냈다. 서울교대 평생교육원 등에서 여행 드로잉을 강의하며 함께 그리는 즐거움을 알리고 있다.

홈페이지 rimo.me

인스타그램 @rimo_kim

 

 

 

 

 

 


 

 

혼자, 천천히, 북유럽리모 김현길 저 | 상상출판
북유럽의 모든 풍경을 리모만의 선과 색채로 그려낸 드로잉 여행에세이이다. 단순히 감정만 나열한 에세이가 아니다. 북유럽 네 국가 ‘핀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도시들의 자연과 사람, 문화와 역사 전반을 세심하게 그러나 어렵지 않게 기록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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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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