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창 "음악극 '올드위키드송' 끝나면 진짜 뮤지컬배우"

이재훈 2015. 8. 12.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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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오스트리아 빈의 어느 음악대학 괴짜 음악교수 '마슈칸'. 그는 피아노 연주를 하면 매번 같은 부분을 틀린다. 하지만 인간의 감정을 담아 연주할 줄 아는 열정적인 음악교수다.

초연 20년 만에 한국 무대에 오르는 2인 음악극 '올드위키드송'에서 마슈칸을 맡은 배우 송영창(57)은 12일 오전 강남구 도산대로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이렇게 노래가 많은 줄 몰랐고 피아노도 배워야 해요. 이 작품 끝나면 진짜 뮤지컬배우가 될 것 같다"고 웃었다.

1995년 미국에서 초연한 이후 12개 도시에서 공연했다. 미국 극작가 존 마란스의 작품이다. 1996년 '퓰리처상 드라마부문'에 노미네이트된 것을 비롯해 'LA드라마로그 어워드' '오티스 건지 최고 연극상' '뉴욕 드라마 리그 어워드'를 받았다.

마슈칸과 자기만의 세계에 갇힌 피아니스트 '스티븐'만 등장하는 2인극이다.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두 주인공이 음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소통하고 성장한다는 이야기이다.

송영창은 최근 '베테랑'을 비롯해 영화에서 주로 악역을 맡았지만 무대, 특히 뮤지컬에서는 대체로 인자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뮤지컬 '심야식당'(2012·2014)에서는 모든 걸 다 감싸안는 '심야식당'의 마스터였고, '디셈버'(2013)에서는 아내를 지극히 사랑하는 남편이자 다정다감한 하숙집 주인을 맡았다.그는 "영화는 감독, 방송은 작가, 무대는 연기자의 예술이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사실 무대에 서게 되는 이유는 무대라는 것이 연기자가 자기를 잘 표현할 수 있고 만족스러워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순재, 신구, 나문희 등 중년을 넘어선 노년의 배우들이 연극 무대에 자주 오르고 있지만 음악극을 포함한 노래가 많은 뮤지컬에서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중년과 노년이 맡을 배역도 적다.송영창도 "이순재 선배님을 비롯해 여든이 넘어서도 무대에 설 수 있는 배우들이 있다는 자체가 고무적이지만 그런 배우가 많지는 않다"고 했다."예전 1997년도에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 출연했을 때 제가 노래를 진짜 못했어요. 당시 송영창은 노래를 안 했으면 좋겠다는 평도 있었죠. 요새 젊은 뮤지컬배우들은 노래를 너무 잘해요. 노래를 못하면 무대에 서는 것이 그래서 부끄럽죠."

현재 레슨을 열심히 받고 있는 이유다. "뛰어난 골프 선수인 타이거 우즈에게도 스윙 코치가 있듯이 나이 든 배우들도 레슨을 받다 보면 어느 순간 발전할 수 있다고 믿어요. 그러면 제 또래 사람들이 더 활동동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해요. 그래서 열심히 배우고 있죠(웃음)."

시간이 지난면 더 많은 중년 배우들이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믿고 있는 송영창은 "외국에는 나이 든 배우들이 많아 공연을 보면 부러울 때가 있다"고 했다.

그가 뽑은 대표적인 배우의 예로는 '4대 뮤지컬'로 꼽히는 뮤지컬 '레 미제라블' 오리지널 프로덕션의 '장 발장' 역을 맡았던 콤 윌킨슨(71)이다. 윌킨슨은 할리우드 스타 휴 잭맨(47)이 장발장을 연기한 뮤지컬 영화 '레 미제라블'에서 신부 역을 맡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윌킨슨을 보는 내내 감동스러웠어요. 그처럼 활동하는 것이 간절한 바람이죠."스티븐은 자기만의 세계에 빠진 청년이다. 피아노 연주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음악의 즐거움을 잃어버린 피아니스트다.

두 남자는 슈만의 연가곡 '시인의 사랑'을 통해 서로의 아픔을 발견한다. 음악을 통해 서로를 들여다보면서 치유를 얻고 인생을 다시 시작한다. 특히 슈만이 전성기에 작곡한 '시인의 사랑'을 통해 작품이 가진 낭만성과 비극성을 극대화한다.

스티븐을 연기하는 이창용은 "각 장마다 드라마틱해요. 스티븐이 보여줘야 하는 감정 그래프는 기복이 심하죠. 그런 부분들을 잘 표현해서 감동을 주고 싶어요"라고 바랐다.

이창용과 함께 스티븐을 연기하는 김재범, 박정복, 조강현은 뮤지컬배우들이다. '올드위키드송'을 통해 대부분 독일 가곡을 처음 부른다.

정확한 발성과 독일어 발음을 위해 보컬 코치를 따로 두고 있다고 알린 음악감독 서은지는 "워낙에 노래를 잘하는 배우들이라 중점을 두고 있는 부분은 노래와 보컬을 드라마와 최대한 밀착시키는 것"이라고 알렸다.연극 '데스트랩'과 뮤지컬 '아가사'를 통해 주목받은 신예 연출가 김지호가 지휘한다. 그는 "고장난 시계 같은 두 사람이 음악과 피아노로 소통한 뒤 다시 움직이는 이야기"라며 "옆 사람과 소통하면 조금은 (인생이) 달라지지 않을까하는 메시지가 담겼다"고 소개했다. "암전이 꽤 긴 공연인데 지루하거나 답답하지 않은 이유는 음악이 함께 하기 때문이고 그 때 청각에 집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영화 '7번방의 선물' '변호인' 등의 흥행을 성공시킨 영화 투자배급사 뉴(대표 김우택)의 계열사로 '뮤지컬 '디셈버'와 연극 '월남스키부대'를 선보인 공연제작사 쇼앤뉴가 대학로 브랜드 공연 '김수로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배우 겸 프로듀서 김수로와 협업한 작품이다. 쇼앤뉴는 '올드위키드송'을 시작으로 영화 원작의 공연를 비롯해 아직 국내에 소개된 적이 없는 해외 라이선스 공연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주로 연극무대에서 활약한 김세동이 송영창과 함께 마슈칸을 나눠 연기한다. '올드위키드송' 9월8일~11월22일 DCF대명문화공장2관 라이프웨이홀. 프로듀서 김우택, 제작 한현기, 예술감독 김수로, 번역 현은영, 드라마투르그 윤안나, 무대디자인 박동우. 러닝타임 135분(인터미션포함). 1만5000~5만5000원. 쇼앤뉴·스페셜원컴퍼니·컬처마인. 1544-1555(인터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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