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Book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룰라 자서전)

다른 세계는 가능하다 (룰라 자서전)

 

데니지 파라나 엮음, 조일아 외 옮김, 바다출판사

 

나는 이 책 제목을 처음 봤을때, 도대체 무슨 뜻일까 한참 고민을 했었다. 주어와 서술어로 우리말을 구성할때, "이 세계는 안되는데 저쪽 세계는 가능하다" 로 해석을 했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그것이 "이쪽과 다른 세계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라는 걸로 결론을 내렸다.

 

브라질은 20세기 초반에 매우 부유한 나라였다. 그러던 것이 제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추락하기 시작했다. 1960년대 이후에는 남미 지역이 부국 대열에서 이탈을 하였고 20세기 후반에는 상당히 힘들게 사는 나라가 되었다. 나라가 망가지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결정적으로 지배층의 부패가 가장 큰 이유가 된다. 브라질도 지배층의 부정부패가 극에 달했고 일반 국민들은 어떻게든 변화를 바랬지만 지배층의 교묘한 통치는 국민을 분열시키고 기득권을 유지하기 바빴다.

이런 억압 하에서 프로레탈리아 노동자 계층의 희망이자 등불인 룰라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룰라의 대통령 당선은 브라질 내외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일단, 브라질 내에서는 최초로 좌파 정권이 들어섰다. 그 전까지만 해도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우파 독재를 유지하던 브라질이 좌파로 돌아선 것이다. 대외적으로는 남미의 좌파 정권이 연달아 들어서게 된 계기가 되었다.

 

그러니, 여기서 "다른 세계"는 "자본주의와는 다른 세계"를 뜻한다. 그런데 좀 더 깊게 생각해 본다면 아메리카는 원래 "신세계"의 상징이었으므로 여기서는 "신세계"라고 확장해 볼 수도 있고 노동자가 만들어 가는 새로운 세계로 확장할 수 있다. 그리고 구소련 붕괴와 연관지어 본다면 좌파는 실패할 수 밖에 없다는 인식을 가진 서구 자본주의에 대해서 "좌파가 만드는 다른 세계"로 생각할 수도 있다.

 

여러 자서전을 보았지만, 보통은 대필작가가 쓰거나 아니면 미화하여서 보기에 좀 안스러웠던 책이 많았다. 그런데 이 책은 조금 많이 다른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 일단, 미화가 없다. 솔직 담백을 지나쳤다. 물론 "노동자 출신 대통령"이라는 현재 상황을 가정한다면 부유한 과거나 아름다운 과거보다는 역경 속의 과거를 비추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그런데 과거 일에 대해서 엮은이 뿐만 아니라 인터뷰 대상인 대통령 조차도 머뭇거리지 않고 과감하게 표현을 하니, 미화식 자서전에 익숙한 동양 젊은이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어쨌건, 세상을 바꾸는 일은 하늘이 정한 시기와 여러 요구가 일치하여야 하는데, 브라질은 그것이 가능했다. 그래서 "다른 세계는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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