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Book

유목민 이야기 - 바람에 새겨진 역사

마루 0 6,832 2008.09.05 15:38
김종래 지음, 자우출판

유목민 이야기 - 바람에 새겨진 역사

대륙에 대해서 내가 가지는 느낌은 광활하다는 인지 차원을 넘어서 내 가슴을 가득 채울 거대함이 있다는 감동이다. 대륙을 통해서 얻는 감동은 대양에서 얻는 감동과 다르다. 자기발로 대륙 어디를 갈 수 있다는 느낌과 아울러 남자에게 기본 내장된 정복욕구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대륙은 권력과 투쟁의 장소이며 마치 원형경기장에 들어선 검투사와도 같게 된다.
유목민을 다룬 책은 무수히 많고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에 따라 아주 다양하고 무수한 내용을 볼 수 있다. 그 무수한 책 중에서도 이 책 "유목민 이야기"는 유목의 의미를 현대 사회에 맞게 재해석하고 현대인들의 생활 방식을 유목에 맞게 분석을 하겠다는 관점에 있다. 그리고 저자는 각종 사료와 함께 직접 발로 뛰어 체험한 자료까지 넣어서 생생한 현장감까지도 제공을 한다.

유목민의 역사는 어느 책의 말대로 기록이 없기 때문에 그 기원이 어디인지 모른다. 동북아시아에서 시작하여 고비사막, 타클라마칸사막을 거쳐 중앙아시아, 카프카즈, 키르키즈탄, 그리고 시리아 고원을 통해서 소아시아를 거쳐 북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유목민의 발이 닿지 않은 곳은 거의 없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족적을 남긴 것은 만주에서 몽골 고원에 걸쳐 살았고 또 지금도 살고 있는 유목민일 것이다.
그러한 관점에서 저자는 몽골족이 형성되기 이전의 그 땅 주인에 대해서 언급을 하고 그들이 어떻게 하여 몽골족을 이룰 수 있었는지와 그 저력과 원인에 대해서 "바람에 새겨진 역사"라는 부제를 달고 서술을 하고 있다.
유목민이라는 개념에서 시작하여 유목과 정착 농경과의 차이점, 그리고 양자가 끊임없이 반목하고 싸울 수 밖에 없었던 필연적 이유 등을 여러 자료와 사료를 인용하여 설명한다. 방목을 하기 때문에 초원이 근거일 수 밖에 없는 유목민들이 부족한 생필품과 식량을 구하기 위해서 때로는 교역을 하고 때로는 약탈과 정복작업을 하여 농경 정착민과 힘을 겨루는 모습을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더불어 저자는 유목이라는 단어가 주는 방랑적 유랑 생활이 현대의 인터넷 시대에 과연 어떤 의미인지 진지하게 설명하며 현대인들이 정착과는 다른 가상 유목 생활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떠한지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나는 저자보다 몽골에 더 관심이 많은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얻은 것은 이제까지 내가 봤던 책들보다 더 작으며, 이 책을 읽고나도 몽골에 가고자 하는 욕망이 더 일어나지가 않으니까. 그래서 나는 이 책이 왜 나왔는지 잘 모르겠다. 별다르게 특이한 유목 이야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몽골의 역사에 대해서 상세히 서술한 것도 아니다. 몽골에 대한 소개를 한다는 관점에서 나온 책이라면 광고라도 그렇게 거창하게 하지 않았으면 했다. 더구나 아예 "몽골 이야기"로 한정을 지어서 이야기를 했다면 고개라도 끄덕이며 좀 더 색다른 관점이 있는지 탐구하면서 보았을터인데 애초부터 시작을 "유목민 이야기"로 잡아두고서 새천년이 다가오기 전날에 힘들게 살고 있는 유목민의 참상을 밝히면서 시작을 하였다.
세상에는 굴곡이 있고 명과 암이 있다. 한때 유라시아 대륙을 벌벌 떨게 한 영광이 있다면 먹을 것이 없어 추위와 굶주림에 떨때도 있는 것이다. 그들이 가뭄과 추위로 벌벌 떠는 것은 그들이 짊어진 운명이다. 칭키스칸의 영광이 지금도 비치고 있다면 그들에게는 위대한 늑대의 후손으로서 자부심과 긍지로 그들의 앞날을 개척해야 한다. 그들에게는 항상 있었던 추위이고 항상 있었던 배고픔이다. 그런 역경을 극복하였기 때문에 칭키스칸이 나왔고 세계정복까지 가능했던 것이다.

유목을 인터넷 세상에 적용한다는 관념이 어딘가 모르는 모순이 있다. 내 좁은 소견으로는 저자가 인터넷 사이트나 신문에 단편적으로 올린 글로 책을 만들다 보니 글의 내용이 끊어진다는 느낌이 강하다.
몽골은 대륙의 한 가운데에 우뚝 선 곳이다. 유목민이라는 단어는 함부로 그들에게 쓸 수 없다. 그들은 바람 속에서 사는 민족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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