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Book

돌의 정원

고려원
니코스 카잔차키스 짓고 이윤기 옮김

돌의 정원 대표 이미지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수많은 정신 세계 중에서 이 "돌의 정원"만큼 나를 피곤하게 하는 작품이 없다. 왜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그의 정신을 좋아하면서 한편으로는 씁쓸함을 참을 수가 없을까.
그리스 지역은 지정학적인 위치로 봤을때 외침이 빈번한 곳이다. 고대 그리스의 이야기를 보거나 근대의 그리스를 보거나 아니면 최근 백년 전의 그리스 모습을 보더라도 지정학적으로 외침 많은 곳임에는 분명하다. 바로 이런 외침 많은 곳에서 자란 니코스의 마음 속에는 "미칼레스 대장"에서 보는 것과 같은 강렬한 저항의식이 싹텄을테고 그래서 현실 도피적으로 종교를 맹목적으로 추구하고픈 "성 프란시스"가 되고 싶었을 것임에는 분명하다.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1차 대전과 2차 대전의 사이에 세계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일종의 순례여행 같은 것을 했다. 그 와중에 일본과 중국을 돌아다니면서 기행문처럼 쓴 글이 바로 이 "돌의 정원"이다.
우리 동양인들이 서양 문화에 대해서 탐구하거나 그들의 생활을 접할때에도 당연히 판단 기준은 우리들 문화와 생활에 "비교하여서"일 것이다. 서양인이 우리를 볼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을 한다. 나는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동양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나는 이 소설이 기행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애초에 "돌의 정원"이라는 제목을 보았을때 "돌"이라는 단어에 주목을 하였었더라면 이 소설을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나는 분명 아무 생각없이 이 소설을 읽었다.
그래 분명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동양인이 아니다. 그는 그리스문명의 발상지, 미케네 문명의 찬란한 꽃을 피웠던 크레타섬 출신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소설은 서양인의 눈으로 본 1930년대의 중국과 일본의 모습이라는 점을 알아야 했다.
역사적으로 1930년대에는 서양인들이 중국을 멸시하기 시작했고 그와 반대로 일본인을 높게 치기 시작했다. 왜 그랬을까? 동양의 잠자는 용, 중국의 몰락은 신해혁명 전후가 아닌가 싶다. 특히 19세기 말 청일 전쟁 이후에 중국은 사정없이 추락하기 시작했고 서양인들이 제 1차 세계대전을 겪는 동안 잠시 기억에서 잊혀졌다가 일본이 중국을 침략하여 전쟁상태에 돌입했다는 사실을 알면서 "별 것 아닌" 존재로 느끼게 되었다. 일본은 노일 전쟁때 러시아에 대해 승리한 사실에서 제 1차 대전때 연합군의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자리를 굳게 잡기 시작했고 국제 사회에서 동양 국가로서는 거의 유일하게 큰 소리를 칠 수 있는 입장에 올랐다.
헌데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이 소설에서 좀 다르게 보았다. 니코스의 눈에 비친 일본은 서양을 따라 잡기에 급급한 나라로 나온다. 그에 비해 중국은 자신만의 저력을 가지고 있으면서 뭔가 말할 수 없는 힘을 보여주는 존재로 나온다. 정원에서 돌이 어떻게 배치되어 있는가를 설명하면서 일본과 중국이 어떤 차이를 보여주는지도 나온다. 흥미로운 부분은 일본의 발전과정을 설명하면서 일본은 스폰지처럼 다른 문화를 흡수하면서 성장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본만의 독자적인 것이 없다는 이야기. 그러면서 잠깐 나오는 말에 문화 중에서 조선(한국)에서 받아들인 유학 이야기가 있다. 과연 그렇게 인식하고 있는 것일까.

줄거리는 화자가 일본을 들렀다가 중국으로 가서 친구 집에 머물면서 동양의 정원과 그 정원 속에 사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바를 글로 푼 것이다. 특별히 나타낼 것도 없으면서 또 특별히 숨길 것도 없는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화자 자신은 담담하게 풀었지만 화자주위에 있는 사람들은 급하게 몰아쳐 갔다.
프랑스 유학시절에 사귀었던 일본 여자, 그 여자를 좋아했던 중국 남자, 그리고 화자. 화자는 그저 세 사람이 친하게 지냈으면 하고 바랄 뿐이며 조국을 위해서 스파이짓을 하는 일본 여자를 바라보는 시선도, 사랑했던 여자가 스파이짓을 하는 걸 알고 죽이려는 중국 남자도 아무런 평가를 하지 못하고 지내려 한다. 중국과 일본의 앙숙같은 싸움에 왜 이유가 있는지 알아보려 하지도 않고 또 알고 싶지도 않은 듯 화자는 그저 중국 남자의 여동생에 관심이 많을 뿐이다.
서구인들의 시선은 결국 동양인들의 싸움이란게 별 것 아닌 것에 불과하며 이성적이지도 못한 야만적 상태에서 중국인, 중국 사상을 알게 되면서 조금은 동정하는 듯한 표정을 보낸다. 나는 그리하여서 이 소설이 무척 나를 피곤하게 만들었다고 말하는 바이다. 요즘이라고 다를바 있을까. 서구인, 서양인들의 동양인에 대한 인식은 종족 자체에 대한 멸시, 그리고 정신문화에 대한 맹목적 동경으로 나타난다. 그들의 양면적 모순상황에 대해서 내가 일침을 가할 수 없기 때문에 가슴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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