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Book

히틀러는 왜 세계 정복에 실패했는가(히틀러의 전쟁, 마지막 1000일의 기록)

베빈 알렉산더 지음, 함규진 옮김, 홍익 출판사


히틀러는 왜 세계 정복에 실패했는가 대표 이미지


"광기어린 지도자를 보는 사람들의 시선"

히틀러를 보면서 문득, 진왕 정이 떠올랐다. 변방의 왕으로 태어나 나라를 강하게 만들고 마침내는 중원을 통일하여 시황제라는 칭호까지 받았고 최초로 중국이라는 개념을 완성시킨 위대한 왕. 물론 히틀러가 진왕 정과 같이 그렇게 어마어마한 업적을 남겼다는 뜻이 아니라 진왕 정이 어려운 시기에 나라를 맡아서 부국강병하여 승승장구한 후에 몰락까지 가는 과정과 비슷하다는 뜻이다.
히틀러는 어려운 시기에 어렵게 나타난 사람이다. 독일의 제 2제국 시기가 끝나고, 사라예보의 총성으로 시작한 제 1차 세계대전이라는 필연적 역사의 소용돌이를 거친후, 독일 국민들이 간절히 바라는 것을 알고 그것을 제공해 줄 수 있었고 또 제공해 준 사람이다. 지금에 와서는 패전국이 되었기 때문에 아돌프 히틀러에 대한 평가는 그저 "광기어린 지도자"이자 20세기 초반에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미치광이 정도일 것이다. 그러나 만약에 미쳤다면, 미친 사람 하나만을 바라보고 세계 대전을 일으킨 독일 국민들이 다 같이 미쳤다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더욱이 히틀러 암살 계획은 히틀러 집권 초반기가 아니라 전쟁에 불리해진 1944년말에 나왔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 전까지 히틀러는 정치계와 군부와 국민들 사이에서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물론 히틀러에 반대하여 나라를 떠난 반대파들도 많다. 죽거나 테러를 당한 사람들도 많다. 어느 나라에도 반대파는 존재하고 그 반대파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서 잔인한 권력자이거나 위대한 지도자가 될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반대파에 대한 축출이라는 것이 피와 연관되지는 않으나 전체주의나 사회주의국가에서는 곧잘 숙청은 축출에 뭔가를 더하게 된다.
어쨌건 히틀러의 집권이 그때 그 당시 열강들의 권력에 있는 사람들과 비교해봤을 때 크게 다르지 않다는고 생각한다. 다만 히틀러는 일본과 마찬가지로 전쟁을 일으킬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까지 간 게 아닐까 라는 추측도 해 본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1944년 봄, 히틀러는 전쟁에서 졌고 독일을 패망으로 이끌었으며 그래서 결국은 자살을 했다는 사실을 바탕으로 하여 패망하기 1000일 전부터 실패한 일들을 하나씩 짚어가고 있다. 물론 저자가 역사적 사건의 원인을 찾아간다는 점에서 괜찮은 접근 방식이기는 하지만, 역사적 사건이 단순히 어느 하나의 계기로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볼때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 원인을 끼어 맞추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렇다. 광기어린 지도자를 바라보는 사람들은 대체로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 진왕 정에 대해서, 최근 중국에서 나온 자료는 폭군이라기보다 권력을 강화하고 최초로 통일왕조를 만든 사람으로서의 입장을 담고 있다. 다르게 말하면 정치가 폭압적이었다고 하여 그가 꼭 폭군은 아니라는 점이다. 아돌프 히틀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제 2차 세계대전이 끝난지 50여 년이 조금 넘었다. 역사의 주도권은 승자인 영국, 미국, 프랑스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고 대다수 평가는 그들의 눈으로 행해지고 있다.

그러나 냉정하게 봐야할 점들이 있다.
첫째, 제 1차 세계대전 이후의 독일의 정치이다. 그 전까지 독일은 제국이었고 제 1차 대전 이후에 민주주의를 시행했다. 영국이나 미국, 프랑스가 민주주의를 시행하면서 얼마나 시행착오를 겪었는가. 영국은 의회민주주의를 하면서 얼마나 내란을 많이 겪었는가, 프랑스는 또 어떠한가. 미국은 4년에 걸친 내전도 겪었다. 그런데 독일은 그렇지 않았다. 짧은 시기에 그만한 성과를 거두었다고 하는 것이 더 대단하지 않을까?
둘째, 제 1차 대전 이후의 주변국 압력이다. 당최 주변국들이 전쟁을 한번 일으켰다고 해서 얼마나 못살게 굴었는가. 막대한 배상금에 공황까지도 전 세계를 덮쳤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의 선택은? 독일 국민의 선택은 무엇이었을까?
셋째, 전쟁으로 몰아간 국제정세이다. 다시 말하면 아돌프 히틀러는 그 자신의 대중 설득능력도 대단했지만, 그 시기 독일 국민의 염원과 소망이 히틀러라는 인물을 원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렇다고 히틀러가 저지른 무지막지한 범죄에 대해 면죄부를 부여하는 것이 아니다. 나는 단지 히틀러라는 인물을 평가할 때 그의 실책들 때문에 그가 이룬 업적을 깎아내려서는 안된다는 점을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이를테면 덩케르크 철수 작전때 영국 처칠 수상이 히틀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면 전쟁이 어떠했을 것이라 추정해보는 따위의 일이 히틀러가 덩케르크에서 잔여 병력을 몰살시키지 않았기 때문에 패망의 한 원인이었을 것이라 추정하는 것과 같다고 보는 것이다.

손자가 말했듯이 이기고 지는 것은 병가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그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정치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독일국민의 염원을 통해서 히틀러가 등장을 하였다고는 해도 매너리즘에 빠지거나 자만심에 빠진다면 최후가 어떠할지는 명약관화하다.

어쨌건 이 책은 재미있게 볼만하다. 독일군의 전략과 전술이 어떻게 하여 발전을 하였고, 또 왜 뒤떨어지게 되었는지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어쨌건 광기어린 지도자라 할지라도 냉정하게 평가를 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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