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Book

박물관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마루 0 5,513 2008.09.12 17:51

박물관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성혜영 지음, humanist


박물관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위대한 남자들도 자식 때문에 울었다"라는 책이 생각났다. 왜 그런 생각이 들었을까.

"위대한 유산은 후손에게 짐이다"

위대한 남자들이 남긴 것은 위대한 유산이다. 막대한 크기의 유산은 후손이 그걸 감당할 수 있을때 재산이 된다. 감당을 하지 못하면 재산이 아니라 악을 부르는 흉물이다. 위대한 남자들의 자식들이 그러했듯이, 위대한 유산을 남긴 위대한 선조의 후손들도 그 재산을 감당하지 못한 때에는 외세를 부르고 침략을 당하기 마련이다.
이집트, 이라크, 중남미, 그리스. 헐리웃이든 유럽 영화든, 서구 열강은 19세기 이후 20세기 중반까지도 멀쩡한 주권국가에 문화재 보호 명목으로 훌러덩 들어가서는 아이 입안에 들어있는 왕방울 사탕 빼내듯이 그네들의 유산을 빼 왔다.(대표적으로 인디아나 존스와 미이라 시리즈를 보라.) 영화야 어느정도 미화라도 되었지만, 실질적으로 그때 당시에는 그저 강탈당한 것이다.

박물관은 그 자체의 의미가 "박물"한 곳이다. 유물을 전시하고 역사를 써 놓았다 하더라도 교육 효과는 있을지언정 그 자체로는 이미 박제된 과거나 마찬가지이다. 다른 곳은 모르겠지만, 동양에서는 박물관 의미가 생각보다는 희박하다. 아마도 현재를 살아가기도 버거운데 어찌 옛 사람의 자취를 남길 여유가 있었을까. 서양은 최근 자기네들 역사를 보여줄만한 여유가 될 것이다. 거기다가 잘 나가던 시절에 한탕해 왔던 남의 나라 유물도 (그렇게 뻔뻔스럽게도) 자랑스럽게 전시할 여유가 될 것이다. 한때 찬란한 문명을 자랑했던 4대 문명 발상지를 보자. 그들 중에서 현재 잘 사는 나라가 어디 있던가. 메소포타미아, 황하, 인더스, 이집트. 그 지역 중에서 후손들이 좀 잘 사는 곳이 있던가. 약탈당하기 급급하여 제 한몸 건사하기도 바쁘지 않던가.

이렇게 쓰고 보면 박물관이 나쁜 장소인줄 알겠다. 의도는 그렇지 않다. 아마 저자도 그런 의도는 아니라고 본다. 과거는 미래로 가기 위해서 존재하는 현재의 단서일 뿐이다. 과거를 바탕으로, 현재를 꾸밀 수 있어야 한다. 과거에 만든 유산은 보존 잘하면 좋지만 잃어버렸다한들 무어 큰 손실이겠는가. 현재에 창조하는 우리의 노력과 결과물이 후손들에게는 더욱 값진 유산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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