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Book

컴플렉소노믹스

마루 0 6,589 2008.09.02 10:22
컴플렉소노믹스

로저 르윈, 버루트 레진 지음, 김한영 옮김, 황금가지

세상을 보는 방법이 바뀌고 있다! - 컴플렉소노믹스(The Soul at Work : Listen, Respond, Let Go)

한때나마 혼돈(Chaos) 이론이 우리 주변을 휩쓸고 지나간 적이 있다. 영화에서 말하기를, 나비가 날개짓을 하면 다른 곳에서는 태풍이 몰아친다고 했다. 그러나 혼돈 이론은 우리에게 존재감만 주었을 뿐, 출석부에 도장만 찍고 퇴근하는 학생과도 같았다. 그런데 세상사를 특정한 체계로 보지 않고 이 일 저 일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고 생각하는 과학이 나왔다. 이름하여 복잡계 과학이다. 과학의 한 분야로 출발했지만 이전의 학문보다 더 세상일을 속시원히 풀어주니 가히 획기적이지 않을 수 없다. 과학을 몰라도 복잡계가 추구하는 몇 가지만 안다면 이 책에서처럼 경영분야로 적용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컴플렉소노믹스


최근 몇년간 복잡계 과학이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한때나마 인기를 끌었던 시스템 이론과 카오스 이론에서 이제는 복잡계 과학으로 "진화"를 했다. 시스템 이론은 체계적인 상호 관련성이 있다고 믿었다. 그런데 시스템 이론의 한계로 인해서 "작은 변화가 큰 결과를 낳는다"는 카오스 이론을 넘어서지는 못했다. 카오스 이론은 혼돈 상태의 체계들을 간단한 방정식이나 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말한다. 좀 더 엄밀하게 말하자면 카오스 이론은 혼돈 상태의 복잡계를 다룬다. 이에 반해서 복잡계 과학은 혼돈 상태, 안정상태 그리고 창조적 적응 지대가 있다. 다르게 말하면 복잡계 과학은 이전의 시스템 이론과 카오스 이론의 영역을 모두 포괄하여 "유기적"으로 인식을 하는 학문이다.

복잡계란 무엇인가
복잡계는 말 그대로 수많은 구성 요소가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세상을 뜻한다. 이 세상 자체가 무질서해 보이지만 모든 것이 "얽혀 있고" 관계가 있다는 뜻이다. 이런 세상을 연구하고자 하는 것이 복잡계 과학이다. 복잡계 과학은 물리학계에서 복잡계를 다룰 수 있는 수학을 만들어낸 80년대 중반에 싹트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책은 복잡한 물리학 혹은 수학에 관련된 것이 아니다. 따라서 이 책에서의 복잡계 과학은 인간의 사회조직을 유기체적인 관점에서 보고자 할때 나타나는 현상을 관찰하고 적용하는 것이다.

복잡계는 어려운 학문인가
복잡계의 사례는 많다. 인터넷도 복잡계의 한 사례이다. 사회 속에서 인간들이 맺은 관계도 복잡계이다. 주식 시장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회사가 어떤 사람들로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도 한 예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사례를 안다고 하여 복잡계 과학을 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책의 목적은 복잡계 과학을 이용하여 경영 및 기업/조직 운영을 하자는데 있다. 따라서 이 책은 간단한 예를 들어 시작하고 있다.
한 사람이 작업실 곁에 "인공 연못"을 하나 만들었다. 그런데 그 연못은 여름에 물이 줄어 바닥이 드러나고 가을이 되면 물이 다시 차 오른다고 한다. 연못을 만든 사람은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여 연못 물이 빠지지 않게 하려고 시도했으나 번번이 실패하여 결국은 연못 건설은 실패했다고 여겼다. 헌데 이 사람의 고민을 들은 유능한 시공업자가 이 사람에게 충고하기를, 땅이 모래로 구성되어 있어서 원래 물이 찼다가 빠졌다가 하는 곳이서 어떠한 조치를 취하여도 물빠짐을 막을 수는 없으니 있는 그대로 지켜보라고 했다. 이 사람은 시공업자의 충고를 듣고 그 연못을 다시금 바라보니 연못에 물고기는 없으나 물이 들고 남에 따라서 개구리 등 다양한 생태환경이 구성되어 오히려 더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저자들은 이 사람이 겪은 사실에서 복잡계를 설명하고 있다. 앞서 복잡계가 혼돈 상태, 안정 상태, 창조적 적응 지대가 있다고 했다. 이 사람(김씨라고 하자)이 연못을 만들고자 하여 연못을 만들었다. 그런데 이 연못은 김씨가 의도한 바(안정 상태)가 아니고 지극히 불안정한 상태(혼돈 상태)에 있다. 그런데, 김씨는 시공업자 최씨의 충고를 듣고 창조적인 실현(책에서는 "창발"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emergence)을 통해서 연못의 상태를 인정하고 연못이 새로운 안정 상태에 있음을 알게 되었다.

복잡계 경영이 의미하는 바
1990년대 초반까지, 아니 우리나라에서는 불과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경영의 주류가 "합리성"에 기초한 회사/조직/사업 운용이었다. 다시말해서 돈을 못 버는 조직/사람/사업은 퇴출하고 회사를 완전한 합리성으로 무장하여 비정한 비즈니스 세계에 뛰어든다는 점이었다. 이러한 과학적 경영 기법은 테일러 기법, 포드 기법 등으로 정형화 체계화되어 전 세계로 뻗어나갔다. 합리성과 과학화 기법만 따르면 무한정한 수익과 이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사람들이 다시금 복잡계 경영을 돌아보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그 첫번째로는 복잡계 과학을 통해서 인간 지향적인 경영을 추구하기 때문일 것이다. 앞서 복잡계가 "얽히고 설킨" 세상을 뜻한다고 했다. 경영의 대상은 기업이지만 기업을 구성하고 있는 가장 핵심요소는 결국 "사람"이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 있다고 하더라도 고용된 사람이 없으면 만들지도 못할뿐만 아니라 팔지도 못한다. 따라서 기업은 이러한 인간들이 유기적으로 연계가 되어 있는 복잡 적응계(박스기사 참고)가 된다.
두번째로는 복잡계 경영이 새로운 경영 방식을 지향하기 때문이다. 하늘 아래에 새로운 것은 없다고 했다. 새로운 것은 없지만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것은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경영 방식은 "통제"와 "명령"이었다. 새로운 방식이 나왔다 하더라도 내용이야 어떻든 간에 "통제"와 "명령"으로 이루어져 있다. 복잡계 경영은 인간 관계라는 핵심 속에서 각자의 창의성과 개방성을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이제까지 배우고 행했던 방식과는 전혀 다른 복잡계 경영 방식은 이 책 속에서 여러 사례를 통해 살펴 볼 수가 있다.
경영진이 복잡계 경영을 통해서 기업을 통찰해 보면 기업이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가히 새로운 형태의 소우주로 인식할 수 있다. 복잡계 경영에 눈을 뜬 경영진이 눈을 돌려서 외부를 본다면 기업이 처해 있는 환경은 또 하나의 경제 생태계로 다가 올 것이다. 다시 말해서 자기 자신/기업 만 보던 경영진이 전체를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내적인 힘 외에도 외적인 힘까지 끄집어 낼 수 있다.

박스 : 복잡 적응계로서의 기업 운동 원리
- 한 체계 내에서 행위자들이 상호 작용을 하는 서로에게 영향을 미칠 때 이것이 창발적 진화의 원천이 된다
- 한 체계에서 행위자들의 행동은 몇 가지 단순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
- 작은 변화가 큰 결과를 낳고 체계 자체를 새로운 끌개로 이끌 수 있다
- 창발적 진화는 확실하지만 무엇이 창발할지는 전혀 확실하지 않다
- 체계 내의 행위자들이 다양할수록 창발적 경향들은 더욱 풍부해진다

복잡계 경영으로 바뀐사례들
이 책에는 사례 9개가 있다.
뉴저지주 중북부에 위치한 플레인필드에 있는 뮬렌버그 의료 센터는 열악한 환경에 처해서 문을 닫을 위기 상태일때 존 코피키는 복잡계 경영의 핵심인 "인간 지향의 경영"을 통하여 병원 내부 관계자와 환자들을 연결했다. 그리고 병원이 지역 사회라는 생태의 한 부분임을 깨닫고 지역 사회와의 연결을 이루어냈다. 그리하여 뮬렌버그 의료 센터는 "치유의 연결망"을 형성했다. 그 외에도 "광고에 윤리를 도입한 세인트 루크스", "관심과 배려가 넘치는 회사 베리폰", "영혼의 양식을 파는 코넬리아 스트리트", "구두 뒤축과 바꾼 듀폰의 성공 경영", "생활의 아름다움을 파는 바벨 인테리어", "관계의 재창조로 탄생한 산업조합" 등의 사례들이 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각 사례들에서는 복잡계 경영이 추구하는 "인간적인 면모"들이 들어 있다.

복잡계 경영의 적용
그렇다면 복잡계 경영은 어떻게 적용을 할 수 있나? 저자들은 복잡계 경영이 적용된 조직에는 3가지 공통적 행동 관습이 있다고 했다. 첫째, 역설적 경영, 둘째, 창발적 팀, 셋째, 인간 관계. 이 속에는 다르면서도 같은 전체에 대한 인식, 인간 관계 가치의 중요성 인식, 잠재력을 분출시킬 수 있는 변화, 끊임없이 실험하는 도전 정신, 혼돈의 창조, 조직과 같이 사는 인간의 양성 등이 있다.
역설적 경영은 기업을 복잡 적응계로 인식하고서 변화를 주도하는 경영 방식이다. 여기에서 "역설"이라고 함은 기존의 경영 방식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붙인 단어이다. 기본적으로 경영자는 자율성의 신화, 통제의 신화, 전지전능의 신화 이렇게 3개의 신화를 타파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경영자는 기업의 가치관을 구현하는 지도자로서 자리매김해야 한다.

박스 : 역설적 경영의 3가지 행동 관습
허용의 역설 : 강요없는 방향 제시, 자유와 지시의 결합, 통제없는 권위
- 창발을 허용하라
- 역설, 양의성, 모순, 불확실성, 과잉을 허용하라
- 실험을 허용하라
- 실패를 허용하라
- 실수를 허용하라
거리감 해소 : 보이는 동시에 보이지 말아야 하고 상호적이지만 동등하지는 말 것. 필요할 때에는 보이는 곳까지 거리감을 줄이고 필요하지 않을 때에는 보이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라. 한 명의 직원으로서 상호적인 자세를 유지하고 사람들에게 보이는 곳에 있어야 하지만 경영자로서는 그들과 동등하지 않고 보이지 않는 거리를 유지해야 한다
- 물리적인 거리감을 해소하라
- 정서적인 거리감을 해소하라
동조 : 알면서도 알지 못하는 것. 예감, 직관, 감각으로 진실을 파악하는 동시에 모든 사실은 알지 못하는 것.
- 공감하라
- 듣고 응답하라
- 직관으로 보라
- 구별하라
- 숙고하라
- 믿음과 신념

창발적 팀은 기업을 변화시키는 팀워크 중심의 역동적 노동 방식이다. 그냥 팀이 아니다. 기업 변화의 핵심이자 역동적 노동 방식의 중심이다. 복잡계 경영에서는 팀내에서 어느 누구가 영웅이 되거나 주인공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역설적 경영을 통해서 기업 내부에서 누구나 아이디어를 내고 그 아이디어를 서로 존중하며 토론하고 이끌어간다. 물론 이 방식에 있어 큰 문제점은 개인간의 갈등에 있다. 따라서 경영자는 폭넓은 다양성, 개방성, 연결 고리의 형성, 공간 확보를 바탕으로 팀이 창발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창발적 팀이 형성되기 위해서는 그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하다.
인간 관계는 내부 직원(동료), 경쟁업체, 고객, 납품업자, 지역 사회 등과 함께 존재하는 방식이다. 인간 관계는 의사소통의 주체로서 인간과 인간이 의견을 나누는 방식이다. 또한 일을 하는 최소 단위로서의 인간이 신뢰를 주고 받는 관계이다. 타인의 언어에 귀를 기울이고 비밀을 밝혀 내고 거짓을 인식하여 신뢰를 쌓고 타인을 인정한다. 그러면 대화와 의사소통의 통로, 의견의 조정, 사람들간의 연결, 전체의 응집을 얻을 수 있다.
내부적으로 탄탄히 다진 후, 기업은 다른 기업과 지역 사회와도 관계가 있음을 인식하고 더 나아가 자연 환경과도 관계를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게 된다면, 바야흐로 경제 생태계의 한 개체로서 인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필자는 전통적인 경영 방식을 4년동안이나 배운 경영학도이다. 필자가 상아탑에서 경영학을 배울 당시에 위와 관련된 내용은 인사관리 파트에서 인간중심적인 경영을 해야한다는 당위성 뿐이었다. 그리고 그 부분은 회사의 성장이나 매출 혹은 수익과 관계 없이 "일을 잘하게 만드는 방식"일 뿐이지 회사가 발전해 나아가는 방식은 아니었다. 그 이후로도 필자는 여러 경영 이론 서적이나 전략 서적들을 읽었지만 이 책과 같이 기업의 구성은 인간이고 인간 중심으로 경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책을 보지 못했다.
이 책에 있는 사례들을 보면 당연히 성공 사례들만 게재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필자의 개인적 경험에서 본다면, 분명히 이 책의 내용은 맞다. 필자 역시 회사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하였는데, 회사가 어려울때 이 책에서처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하고 사람들의 참여를 유도했을때 생각하지도 못했던 엄청난 결과를 가져왔음은 물론이고 기대하지도 않았던 사람들의 따뜻한 모습까지도 보게 되어서 감동을 한 적이 있다. 그래서 이 책의 앞 부분에 있는 "인간의 마음을 고용하라"는 이야기가 가슴 깊이 다가왔다. 요순시대를 논하면서 태평성대에는 임금이 있으나 있음을 알지 못할 정도로 태평해야 한다는 고서의 문구가 현대의 복잡계 경영으로 되살아 난게 아닐까 싶다.


저자들은?
로저 르윈은 미국 웨인 주립대 생물학과의 방문교수와 하버드 대학교 피버디 박물관 연구원을 지냈으며 수년간 과학편집자 및 저자로 활동하면서 특히 진화와 생태에 관한 책들을 썼다. 지은 책으로 <현대인의 기워니, <분쟁의 원인>, <기원>, <여섯번째 멸종> 등이 있다. 버루트 레진은 하버드 대학 출신의 발달생물학자이자 임상의학자로, 인간 관계의 역학과 발달을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있다. 웰레슬리 대학 여성 연구소의 객원 연구원을 역임하면서 조직 변화에 대한 <내러티브 접근방법>을 개발했다. 현재는 로저 르윈과 함께 하비스트 어소시에이트를 운영하며 복잡계 과학과 경영에 대한 전미 회의에 참석하여 강연을 하고 있다.
[이 게시물은 칠성님에 의해 2009-12-14 14:33:22 추천 도서에서 이동 됨]

Comments

고무줄 넓은생 노랑 1000 0159 7x1 500 1개입
칠성상회
당기는 1초 완성 리본장식 9cm 포장재료
칠성상회
앱코 COX CH60 사운드플러스 (화이트)
칠성상회
3M 810 매직테이프 50mm x 65M
바이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