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 Book

1421 중국, 세계를 발견하다

1421 중국, 세계를 발견하다

 

개빈 멘지스 지음, 조행복 옮김, 사계절

 

이 책을 통해서 아래 몇가지를 얻었다.

 

우리가 얼마나 서구 중심 교육에 물들어 있었는가

아마 고교시절에 선생님들한테서 한번쯤은 이런 이야기를 했을 것이다. 콜럼부스가 "발견"한 것이 맞는가 맞다면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가 거기에 살고 있던 원주민은 무엇인가. 그렇다. 우리는 아무런 의심없이 "희망봉을 발견"했고 "신대륙을 발견"했다고 했다. 남극은 "발견"이 맞을 것이나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이 아니고 "재연결"이 아닐까 싶다.

무지했던 그들이 비로소 항해 기술의 발달로 인해서 그들이 가지 못했던 곳에 도달했을 뿐이다. 그런데, 조선 초기에 발간된 세계 지도에 보면 이미 희망봉이 기록되어 있다. 과연 이 부분에 대해서 그 누가 서구 학회에 발표를 했을까. 그리고 우리는 그 사실을 알고서도 어떻게 대처했을까. 세계사에서는 "신대륙 개척"이라고 하여 포르투갈의 엔리케, 바르톨로뮤 디아스, 바스코 다 가마, 그리고 콜럼부스로 이어지는 계보를 외우다시피했다. 지금에 다시 생각해 보아도 아니다.

 

우리가 서구 중심 교육을 통해서 서구 중심 사상에 너무 많이 물들어 있다

앞 이야기와 더불어서, 우리는 모든 것을 서양 중심으로 생각해 온게 아닌가 싶다. 우리쪽에서 발생했거나 최초로 한 행위들은 매우 저급하게 인식하고 서구 백인 문명이 만든 것은 너무나도 귀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유럽 문명이 발달할 동안 놀고 있었단 말인가. 역사는 돌고 도는 것이고 어느 한쪽이 강성해지면 그때부터 기울어갈 것인데, 지나치게 강대한 쪽의 생각을 따라가는 것이 아닌가.

마치, 중세 유럽에서는 "동쪽"에 대해서 무작정 동경을 가졌고 기독교왕이 살고 있다는 프레스터 존의 나라로 인식하였고 황금이 굴러다니는 지상 낙원으로 인식하듯이.

 

우리가 너무 빨리 우리 것을 버렸다

19세기, 근대화 대열에서 살짝 뒤처져서 생활이 좀 곤궁해지자 적응력 빠른 우리네 사람들은 "새롭고 신기한" 것들을 무작정 받아들였다. 지금 우리에게 전통이나 문물 남아 있는게 있던가. 일본만 하더라도 100년된 가게가 있지만 우리네에 어디 그런게 있던가.

지금에 와서 옛것이 좋은 것이네 머네 하면서 다시 찾으려고 하지만, 이미 버렸던 것을 어디 가서 찾는 단 말인가. 고물이라면 고물상에라도 가지.

 

잃어버린 것을 찾아 오랜 세월을 연구한 저자

이 책은 저자의 신념과 집념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세계를 누비는 대영제국의 후예답게, 중국의 기록도 참조하여 중국인들이 남긴 발자국을 찾아서 돌아다녔는데, 근자에 읽은 책 중에서 이만한 감동을 주는 책이 없을 정도였다. 군 장교 출신이지만, 이 책에 담긴 내용은 역사, 천문학, 지리학, 생물학, 항해술, 조선술 등 어느 하나가 빠진 것이 없다. 10년 넘는 동안 저자가 탐구해 온 내용을 담았기 때문에 더욱 충실할 수 밖에 없었다. 더구나 저자가 기술한 내용 중에서 감동적이었던 것은 얼마전에 읽었던 "환관과 궁녀"라는 책에 있는 중국 환관의 내용을 정확히 파악하고서 실었다는 점이다.

 

토목공사를 하면 나라가 망한다?

역설적으로, 이런 의문도 제기할 수 있다. "아니 그럼 그때 중국이 세계를 발견했으면 왜 더 진출하지 않았느냐?" 이 책에선, 정치적인 이유라고 하고서 정확히 언급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런 말이 있지 않은가. 대규모 토목공사를 일으키면 민심이 흉흉해지고 재정이 피폐해진다고. 진시황은 아방궁과 만리장성을 쌓느라 망했고 수양제도 강남과 강북을 잇는 운하를 건설하려다가 망했다. 영락제가 명을 강국으로 만들었으나, 배를 만들기 위해서 수없이 많은 나무를 베어내야 했고 그에 관련한 인력도 무척 많이 동원을 하였다. 상업을 통해서 나라가 흥했다면 관계없지만, 결국은 투자 대비 수익 회수가 손익분기점 아래가 될 수 밖에 없었고 폐단을 본 신하들이 극구 반대를 하였으며 그 후계자는 결국 나라 망하는 길임을 알고 문을 닫게 되지 않았겠는가.

 

책이 좀 두텁다. 책 읽기 싫은 사람은 www.1421.tv 를 방문하거나 혹은 디스커버리 채널에서 방영한 내용을 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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