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전시 리뷰] 이응노 탄생 120주년 특별전, 국내외 미술관 소장작 한자리에

[리뷰타임스=최봉애 기자] 내년 고암 이응노(1904∼1989) 화백 탄생 120주년을 맞아, 이응노미술관은 국내외 미술관이 소장한 그의 주요 작품을 소개하는 특별전 ‘동쪽에서 부는 바람, 서쪽에서 부는 바람’을 오는 28일부터 내년 3월 3일까지 개최한다.


이 전시는 1977년 프랑스 월간지에 실린 이응노 전시 소개 기사의 제목에서 따온 것으로, 1958년 이응노의 유럽 이주를 기점으로 이전과 이후 작업을 함께 소개하는 자리다. 


작품 활동 중인 이응노 생전 모습(이응노미술관 제공)

 

고암 이응노 화백은...

 

1904년 충청남도 홍성에서 태어난 고암 이응노 화백은 동아시아의 서화전통을 활용해 현대적 추상화를 창작한 한국현대미술사의 거장이다.


전통 사군자 작가로 미술에 입문하였고 1930년대 후반과 1940년대 전반에는 일본에 유학하여 새로운 산수화풍을 습득하기도 했다.


1958년 프랑스로 건너간 이후 동서양 예술을 넘나들며 ‘문자추상’, ‘군상’ 시리즈 등 독창적인 화풍을 선보이며 유럽 화단의 주목을 받았고 독일, 영국, 이탈리아, 덴마크, 벨기에, 미국 등지에서 수많은 전시회를 열었다. 1964년에는 파리에 위치한 세르누시 미술관 내에 ‘파리동양미술학교’를 설립해 프랑스인들에게 서예와 동양화를 가르치며 동양문화 전파에 힘쓴 교육자이기도 했다.

 

이응노 탄생 120주년 특별전 포스터 (이응노미술관 제공)

 

동쪽에서 부는 바람, 서쪽에서 부는 바람’ 특별전은

 

이번 전시는 국립현대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 아라리오뮤지엄의 소장품은 물론, 프랑스 퐁피두센터, 해외 미술관 중 이응노 작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체르누스키 파리 시립아시아미술관 등 국내외 미술관과 개인이 소장해온 60여 점의 미공개 작품과 아카이브 90여점 등 총 150여 점의 작품을 한데 모았다.


1958년 유럽 이주를 기점으로 그 이전과 이후의 작품을 함께 전시한 까닭에 각 전시실을 둘러보며 이응노의 한국적 뿌리와 유럽에서 받은 자극이 어떻게 충돌하고 융합하여 독자적인 작품으로 탄생하였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이응노, 구성, 1964, 종이에 수묵, 90×56cm, 일본 개인소장(왼쪽), 이응노, 군상, 1985, 종이에 수묵, 97.1×67.6cm, 체르누스키 미술관, 파리 시립 아시아 미술관 소장(이응노미술관 제공)

 

1전시실

 

‘충돌과 융합’을 주제로 한 1전시실은 이응노가 54세 나이에 새로운 도전을 위해 유럽으로 건너간1959년 이후 그린 작품들 가운데 걸작들만을 모아 구성했다. 종이로 싼 캔버스 위에 종이를 찢어서 붙인 '무제'(1960)와 캔버스에 모래를 붙여 마모된 돌의 질감을 주면서 그 위에 전서체와 예서체를 결합해 그린 '구성'(1963) 등 퐁피두센터 소장품 등을 볼 수 있다. 1989년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열린 이응노 추모전에 전시된 1964년작 '구성'도 한국에 처음 공개되는 작품이다. 

 

1950년대 작품 (이응노미술관 제공)

 

 2전시실

 

2전시실은 1989년 이응노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그린 ‘군상’에서 시작해 시간을 거슬러 1959년이응노가 독일에서 그린 ‘문자도-산(産)’으로 끝난다. 두 작품 모두 종이와 붓, 먹을 이용한 것으로, 이응노가 오랜 유럽 활동에서도 동아시아 전통을 놓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외투와 모자를 쓴 인물이 개와 함께 산책하는 모습을 그린 '파리 사람'(1976) 같은 수묵으로 그린 인물 스케치, 거친 질감의 바탕 천에 같은 색감의 종이를 뜯어 붙인 후 종이를 꼬아 만든 노끈으로 형상을 만든 '구성'(1979) 등 다양한 작업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이응노의 스케치 60여 점을 감상할 수 있는데, 작품화되기 이전의 스케치들은 생생하고 날 것 그대로의 아이디어를 볼 수 있다.

 

1960년대 작품(이응노미술관 제공)

3전시실

 

3전시실은 이응노가 유럽으로 이주하기 이전의 작품들로 1930년대 이응노가 즐겨 그렸던 대나무와 난초 그림, 1936년에 일본으로 유학을 간 후에 그린 실경산수화, 해방 이후 1950년대의 대표적인 인물화 등이 골고루 전시되어 있다. 이 시기에 그가 습득했던 동아시아의 미술 전통은 유럽에서 이응노가 활동하는 데 끊임없이 자양분을 제공한다. 

 

1932년 조선총독부가 주관한 조선미술전람회에서 무감사 입선(이전 전람회에서 상을 받은 작가가 이듬해 심사 없이 전시할 수 있게 한 제도)한 '대죽'은 초기 대나무 그림 경향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산수풍경'(1930년대 후반)은 일본 유학 당시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으로, 당시 산수화로는 드물게 청록색을 사용했다.

 

1980년대 작품 (이응노미술관 제공)

 4전시실

 

4전시실은 이응노가 프랑스에서 운영한 동양미술학교와 관련된 작품 및 아카이브로 구성되어 있다. 제자들을 대하는 교육자로서 그의 태도를 통해 관람객들은 이응노가 가진 동양화가로서의 소명의식을 엿볼 수 있다. 

 

아카이브는 미술학교 수업 광경, 프랑스어를 할 줄 모르는 이응노가 몸짓과 손짓으로 제자들에게 서예를 가르치는 모습 등을 전해주는 사진 아카이브, 동양 미술학교를 홍보하는 신문 기사, 이응노가 직접 만든 동양 미술학교 작품전 초대장 등이 포함돼 있다. 

 

특별전이 열리는 이응노미술관 전경(이옹노미술관 제공)


영상실에서는 이응노의 삶과 예술세계에 대한 '이응노, 그림 같은 아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작품에 담긴 의미와 인간 이응노의 삶을 재조명한다.


한편, 이번 특별전과 연계해 국립현대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은 오는 12월 11일 국제학술 심포지엄을 개최해 5명의 프랑스•일본•한국의 연구자들이 이응노에 관한 새로운 연구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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