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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편지 1229호 |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조선 미술 이야기 |
많은 분이 미술품 전시 관람을 즐기는 요즘, 예술 교양서에서도 미술서가 주류입니다. 그러다 언젠가부터
인사동이나 서촌 쪽을 거닐다 보면, 화려한 현대미술 곁에 있는 경복궁, 한옥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화려한 서양미술·현대미술에
가려져 미처 보지 못했던 고미술의 세계, 계속 보다 보면 좋아하는 그림들이 생깁니다.
『조선 미술관』
은 한국 고미술인 조선 17-18세기의 그림들을 마치 미술관에 들어온 듯 정교한 큐레이팅으로 나눈
고미술 입문서입니다. 화가들의 작품들은 ‘당시 한국인은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살펴보기 좋은 사료가 되곤 합니다. 특히 풍속화와
기록화의 경우에는 당대에 사진과 같은 역할을 해왔기에 그 시대의 문화와 풍습까지 고스란히 담고 있지요. 더불어 화론(畵論)도
조선만의 색을 실험하고, 여러 화법을 도입했던 면모를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조선 후기의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탁현규 작가가 택한 방법은 바로 겸재 정선,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등 천재
화가 7인의 궁궐 밖 풍경을 그린 작품과 숙종과 영조 대의 궁궐 행사 기록화를 나누어 살펴보는 것입니다. 작가의 표현에 따르면
“풍속화가 사생활이라면 기록화는 공공 생활이고, 풍속화가 드라마라면 기록화는 다큐멘터리”라고 합니다.
놀이에 빠진 선비들, 봄볕을 즐기고 있는 여인들, 나뭇짐 지고 소를 타고 가는 아이 등 조선시대에도 조상들은 지금의 우리와 다를 것
없이 봄을 저마다 만끽했다는 걸 풍속화 속에서 찾아보실 수 있습니다. 딱딱하게 느껴지는 궁중기록화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백발의
노인들이 춤을 추는 장면, 선비들의 머리에 꽃이 꽂혀져 있는 모습들이 어쩐지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조선 미술관』
속 3개의 전시를 시작으로 고미술 전시 나들이를 한 번쯤 떠나시는 건 어떨까요? 어렵게만 느껴졌던 조선
미술이 어느새 성큼 가까워져 있을 겁니다. 서양미술과 다르게 사용하는 화법, 색채 기술도 색다르게 다가오고요. 우리 안의
미술관에 새로운 ‘조선 미술 기획 전시’를 열어보시기를 바랍니다.
- 김유리 (예술 P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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