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Culture

[스미레의 육아에세이] 한 시절이 끝날 때

랭보의 시를 좋아한다고 했다.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나보다 댓 살이 어린 그녀는 나와 심미관과 취향이 빈틈없이 같았다. 굴드의 셔츠와 브로이어의 의자에 대해 같은 온도로 밤을 새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 취향은 때로 인생을 함축하는바, 우리는 자라온 환경과 타고난 성정마저 비슷했다. 흥미로웠다. 나와 닮은 이가 세상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종일 배가 불렀다.어느 날 그녀가 회사를 그만뒀다는 연락을 해왔다. 글을 쓰고 싶다고, 글 쓰는 일이 직업이 될 수 있음을 이제야 알았다며 씩 웃었다. 응원했다. 나도 그걸 몰랐으니까.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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