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의 불꽃
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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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12 09:49
[독서신문] 따사롭던 햇볕이 점점 옅어진다. 뜬금없이 햇살이 그립다. 볕 바라기를 할 양으로 집 앞 호숫가를 거닐었다. 늦가을에 내린 무서리 탓이련가. 지난 가을날 화려했던 꽃 향연이 끝난 수변(水邊) 근처는 겨울을 재촉하는 삭풍으로 말미암아 을씨년스럽다. 호숫가에 조성된 꽃밭에서 가으내 고운 자태를 뽐내며 흐드러지게 피었던 코스모스, 국화다. 그러나 이즈막 본색을 잃은 채 메마른 꽃 대궁만 스산한 초겨울 바람에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을 뿐이다. 이 때 저만치 호숫가 주변에서 허리를 굽혀 부지런히 무엇인가를 하는 어느 여인의 몸짓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