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 칼럼] 봄의 음모(陰謀)

[문화뉴스 강인 ] 어디선가 바람이 불어온다 그 바람에는 뜨거운 불볕을 예고하는 더운 음모가 도사리고 있다 흙먼지와 갈등과 인내를 요구하는 혹독한 채찍질이 숨어있다 목이 탄다 습기를 잃어버린 목에서 심한 갈증을 느낀다 비라도 와야겠다 땅속 깊은 곳까지 스며드는 세찬 소나기 같은 비라야 되겠다 너무 메말라 왔다 나무가지에 덕지덕지 붙어 있는 것은 그리움이라는 말이 잠시 쉬어 갈 수조차 없는 황량함이다 산에 불이 났었다 물기 없는 산에 신의 징벌처럼 거센 부라림으로 불이 났었다 들에도 불이 났었다 모두들 저마다 메말라가고 타들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