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지역 최초 화성탐사선 발사를 앞둔 UAE의 우주산업

- UAE, 세계 우주산업 후발주자임에도 화성 정착촌 건설 등 파격적인 계획 추진 중 -

- 2020년 7월 15일 발사 예정된 화성 희망탐사선, 화성 궤도 안착 성공 여부 지켜봐야 -

 

 

 

UAE 정부는 석유산업에 집중되었던 기존의 산업구조를 다각화하고 미래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여러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있다. 우주산업은 UAE 정부가 2015년 기준 우주 기술 분야에 200억 디르함(약 54억 달러) 이상을 투자하며 적극 육성하고 있는 미래산업 중 하나이다. 한편, UAE는 세계 우주산업계의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파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UAE 정부, 우주산업 육성에 박차

 

2019년 3월, UAE 정부는 2030년까지 자국 우주산업 공공, 민간 부문 활동의 일반적인 쳬계 구축을 목표로 하는 국가우주전략 2030(National Space Strategy 2030)을 출범했다. 전략 수행기관은 UAE 우주청(UAE Space Agency)이며 전략의 일환으로 우주산업 관련 규제 내용을 담고 있는 연방법 No. 12 of 2019를 제정했다. 해당 연방법은 발사(launch), 재진입(re-entry), 궤도 내 우주물체 폐기, 위성 통신 등 우주 분야 활동 전반과 비정부 기관의 우주 분야 관련 전문 교육 프로그램 등 우주 분야 활동에 대한 규제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UAE 우주분야 주요 기관 및 기업

자료 : 각 기관 웹사이트

 

더불어 우주분야 자국민 인재를 하기 위해 관련 기관의 주도하에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으며 우주산업을 경제적, 상업적으로 육성하고 진입장벽을 낮추고자 우주분야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진행한 바 있다.

 

UAE의 우주분야 프로그램

자료 : 각 기관 웹사이트

 

UAE 우주산업 개발 현황

 

인공위성 발사 현황

UAE는 현재까지 총 10대의 인공위성을 발사했다. UAE는 자국 우주기술력이 개발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주로 해외 기업이나 대학, 기관과 제휴를 통해 제작하며 기술을 습득해왔다. 일례로 한국의 위성시스템 개발기업인 쎄트렉아이가 DubaiSat-1, DubaiSat-2 개발 시 위성 시스템(플랫폼, 전자광학 탑재체, 관제 및 영상 수신처리 시스템)을 공급했으며 KhalifaSat 개발 시에는 전장품, 광학계, 위성영상 수신처리 시스템을 공급한 바 있다. 한편, 9번째 인공위성 KhalifaSat은 한국 개발팀과의 협업을 통해 UAE가 자체 설계 및 제작하여 발사한 최초의 UAE 산(made in UAE) 인공위성이 되었다. 이에 힘을 실어 2021년까지 8대의 인공위성 추가 발사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UAE 인공위성 발사 현황

주* : GSO(Geostationary Orbit)란 정지궤도로 인공위성의 주기가 지구의 자전주기와 같아서 지구상에서 보았을 때 항상 정지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궤도. 정지궤도는 통신위성·방송위성·기상위성 등의 궤도로 많이 이용됨. (자료: 지식백과)

자료: 2019년 5월 기준 UAE Space Agency 발간 자료 및 각 프로젝트 기관 웹사이트

 

아랍지역 최초 우주인의 “UAE Mission 1”

2018년 MBRSC의 UAE 우주인 프로그램을 통해 최초의 에미라티(Emirati) 우주인인 하자 알 만수리(Hazza Al Mansouri)와 술탄 알 니야디(Sultan Al Neyadi)를 선발했다. 2019년 9월 25일엔 하자 알 만수리가 아랍인 최초로 국제우주정거장(ISS)을 방문하여 8일간 머물며 16가지의 과학적 실험을 수행한 바 있다. 해당 여정을 위해 미국 우주인 제시카 메이어, 러시아 우주인 올렉 스크리포치카가 러시아 소유즈(Soyuz)호에 함께 탑승했으며, 카자흐스탄에 위치한 바이코누르(Baikonur) 우주기지에서 발사되었다. 방문 기간 중 ISS에서 실시간 통신으로 자국에 소식을 전하고 행사에 참석한 UAE 학생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하며 UAE의 역사적인 순간을 국민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ISS 방문 중 하자 알 만수리 모습

자료: Gulf News (Twitter/@roscosmos)

 

야심찬 화성 프로젝트, 첫 번째 “화성탐사선 발사 미션(Emirates Mars Mission)”

 

달 탐사 후 화성 탐사를 시도하는 것이 일반적인 우주산업 개발 단계이지만 UAE는 과감히 달 탐사를 건너뛰고 2021년에 맞이하는 UAE 건국 50주년 기념 화성 탐사를 준비하고 있다. 중동지역 최초 화성 탐사를 위해 “희망탐사선(Hope Probe, 아랍어로 희망을 뜻하는 알-아말호라고 불리기도 함.)”을 발사할 예정이다. 희망탐사선은 MBRSC가 콜로라도 대학, 캘리포니아 대학, 애리조나 주립대와 협업 개발했으며 150여 명의 에미라티(Emirati) 과학자, 엔지니어, 연구원이 참가했다. 희망탐사선 개발에 약 2억 달러가 투입되었으며, 이에 대해 UAE 내각부 장관 모함마드 알 가르가위(Mohammed Al Gergawi)는 유사 프로그램 대비 매우 적은 비용이 투입된 프로젝트라고 평했다.

 

희망탐사선은 무인 탐사선이며 화성의 상·하층 대기 구조와 기온 변화, 산소와 수소와 일산화탄소 농도 등을 측정하기 위해 고해상도 카메라(EXI, Emirates Exploration Imager)와 적외선 분광기(EMIRS, Emirates Mars Infrared Spectrometer) 자외선 분광기(EMUS, Emirates Mars Ultraviolet Spectrometer) 등 3대의 장비를 탑재했다.

 

희망탐사선

자료: WAM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차질 없이 2020년 7월 15일 UAE 시간 오전 12시 51분 27초(한국시간 15일 오전 5시 51분)에 발사되어 4억 9,500만 km 여정 후 2021년 2월에 화성 궤도에 도착하여 1년간 데이터를 수집할 예정이다. 발사 장소는 일본 다네가시마 우주센터로 이미 동센터로 이동되어 미쓰비시 중공업(MHI)의 H-IIA 로켓에 실려 발사 대기 중이다. 발사 전까지 탐사선의 배터리 충전과 더불어 전력, 통신, 고도 제어, 추진(propulsion), 열 제어, 소프트웨어 시스템 등 서브시스템을 지속적으로 테스트할 예정이다.

 

UAE 희망탐사선의 탐사 과정 묘사도

자료: UAE Space Agency

 

화성탐사선 발사는 미국, 유럽 등 세계 우주산업 선진국들이 시도해왔으며 성공한 사례도 많지 않다. 해당 산업 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 UAE로서 화성탐사선 발사는 매우 도전적인 프로젝트로 성공적인 궤도 안착은 앞으로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평가된다. 그럼에도 중동지역 최초의 시도이기에 발사 자체에도 의미가 있어 희망탐사선 웹사이트와 SNS 계정을 개설하여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야심찬 화성 프로젝트, 두 번째 “화성 2117 프로젝트(Mars 2117 Project)”

 

UAE 부통령 겸 MBRSC의 창립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빈 라시드 알 막툼은 2017년 2월 12일부터 14일까지 개최된 제5회 World Government Summit에서 화성 2117 프로젝트를 출범했다. 화성 2117 프로젝트는 화성 탐사에서 더 나아가 2117년 화성에 인류 정착촌 조성을 목표하는 UAE 정부의 야심찬 장기 프로젝트로 MBRSC 주도 하에 진행되고 있다. 셰이크 모하메드는 “동 프로젝트는 오늘 우리가 심은 씨앗과 같다. 신지식을 밝히고 배우려는 우리의 열정을 통해 후손들이 좋은 결과를 수확하길 기대한다.”라며 우주분야 인재 육성을 위한 교육시스템 개발과 다양한 연구, 조사를 수행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화성 정착촌 구상도

자료: WAM

 

한편, MBRSC는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실제 화성 정착촌 건설에 앞서 화성 환경을 재현한 화성과학도시(Mars Scientific City) 건설을 계획하고 있다. 화성과학도시는 식량, 에너지, 농업환경 및 식량 안보 연구를 수행할 연구소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며 과학자와 우주비행사로 구성된 팀이 1년간 생활하며 모의 훈련을 수행할 예정이다. 2019년 1월에 개최된 MBRSC Science Event에서 화성 2117 프로젝트 매니저인 알 라이스(Al Rais)는 “화성과학도시는 디자인 단계에 있으며, 두바이의 알 카와니즈(Al Khawaneej) 지역 내 MBRSC 인근에 조성될 예정이다. 도시 내에 박물관, 교육공간, 우주분야 스타트업을 위한 공간 등 다채롭게 구성할 예정이며 완공까지는 3-4년 정도 소요될 전망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시사점

 

UAE는 세계 우주산업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SF 영화에서 나올 법한 화성도시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아직까지 자국 내 기술력이 부족하여 해외 기업, 기관과의 제휴를 통해 개발하며 기술을 습득하고 있지만 아랍지역 우주분야 선도국가로서 정부 주도하에 적극적인 계획이 발표되고 있어, 한국의 우주분야 기업에도 조달, 협력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우주분야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 주관기관인 Krypto Labs의 관계자 F 씨는 KOTRA 두바이 무역관에 “현재 프로그램 모집이 마감되었지만, UAE 정부는 우주산업 육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어 다음 모집 기회가 있을 것으로 사료되나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아직 세부 일정은 정해진바 없다. 하지만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과의 협력은 언제나 기대하고 있다.”라고 의견을 주었다.

 

한편,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우주 기술 분야 스타트업의 경우 두바이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는 GITEX Future Stars에 참가할 수 있다. GITEX Future Stars는 올해로 40회를 맞는 두바이 정보통신박람회(GITEX)의 일부로 전 세계 스타트업, 투자자, 인큐베이터들이 참가하는 전시회다. 주요 전시품목은 우주기술을 비롯하여 블록체인, 인공지능, 로봇 등 IT 전반 품목이다. 아직까지 우주 분야 기업의 참가 비중이 높은 편은 아니나, 동 전시 참가를 통해 글로벌 트렌드를 파악하고 관련 기관과 네트워킹 기회가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자료 : MBRSC, UAE Space Agency, 현지 언론 및 KOTRA 두바이 무역관 자료 종합